전자우편과 인터넷은 구직지원을 쉽게 만들어주었지만 결과적으로 각 기업이 넘쳐나는 이력서로 골머리를 앓도록 만들었다.

인텔은 한달에 무려 1만5000∼2만장의 이력서를 받으며 스탠퍼드대도 지난 2년 반 동안 받은 25만명의 이력 데이터베이스(DB)를 갖고 있다. 또 구글 역시 하루 평균 1000장의 이력서를 받는다.
올해 800명을 고용할 예정인 구글의 인적자원 담당 이사 스테이시 설리번은 “구직지원자가 지난 1년간 크게 늘어났다”면서 “우량기업이 계속해서 감원을 하고 있어 최근에는 훌륭한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흔하다”고 밝혔다.

구직자의 홍수는 물론 경기침체에 따른 결과다. 지난 1월 샌타클래라에서 구직활동을 한 사람만 해도 8만명 이상에 달했다.

스탠퍼드대의 고용담당 이사 리처드 레드윈은 “지원이 간단해지면서 지원자가 늘고 있다”며 “한 여성은 하루에 20번 이상 스탠퍼드의 여러 직종에 이력서를 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비영리 예술회관인 몬탈보의 총무이사 에이미 그린은 대다수 지원자가 직종소개도 읽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녀가 회계매니저를 찾기 위해 인터넷에 올린 직종소개는 비영리직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150명의 지원자 중 대다수가 이를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큰 기업은 넘치는 구직자 중 자격있는 후보를 찾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기도 한다. 인텔은 직원이 원하는 기술을 찾을 수 있도록 이력서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한다. 스탠퍼드와 구글에서도 채용과정에 부분적으로 소프트웨어가 동원된다.

시스템 자동화가 덜 된 중소기업에서는 인적자원부서 직원들과 채용 담당 매니저가 이력서를 추려서 읽는다.

개인적인 추천도 기업규모와 상관없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글의 추적시스템은 신규 채용의 최대 원천인 직원들의 추천을 갖춘 지원자를 골라내주며 스탠퍼드도 직원의 추천을 받은 사람을 우선 골라낸다.

반면 일부 기업은 지원자들이 넘쳐나는데도 빈자리 채우기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하소연한다. 구글은 최근 법규부의 빈자리 10곳을 채우기 위해 20명의 후보자를 인터뷰했다. 구글의 설리번은 “이들 20명은 서류상 괜찮아 보이는 지원자 200명에서 선택된 사람이었으나 결국 기준에 맞는 사람은 단 2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고릴라서킷의 판매 및 마케팅 담당 부사장 빌 루이스는 최근 대졸자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모집광고를 냈다. 그는 “수년간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양의 이력서를 받았지만 이상하게도 실제로 찾는 이들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구직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특히 심각한 문제로, 기업이 일에 비해 자격이 넘치는 사람을 채용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웨이터닷컴의 CEO 크레이그 코헨은 여성 심리학자를 배송 운전사로 고용했을 당시 이같은 현실을 절감했다. 그는 “심리학자가 6주 동안 근무한 뒤 전공 관련 일자리가 생기자 회사를 그만뒀다”며 “이제 자격이 너무 넘치는 지원자는 도망갈 우려가 있어 조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은 이력서 홍수를 감안해 지원자를 최소한으로 줄이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자리를 공개적으로 광고하지 않고 직원추천을 선호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코니박기자 [email]conypark@ibiztoday.com[/email]>
Posted by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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