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SERI 경제·경영에세이 002' 『우마드 Womad - 여성시대의 새로운 코드』를 발간했다. 몽골 전문가 김종래는 이 책에서 유목 사회와 新모계 사회의 중심에서 등불처럼 살아가는 여성들을 우마드(Woman + Nomad = Womad)라 규정하고 '진정한 우마드는 누구인지', '왜 우마드의 시대가 나타났는지 그리고 그 배경은 무엇인지', 또 '우마드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에 대해 박진감 있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위기상황을 헤처나갔던 한국여성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한국 사회 현장의 떠돌이로서, 몽골과 한국을 넘나들며 지평선 끝까지 돌아다녔던 저널리스트 김종래가 쓴 이 책은 박진감 있고 재미 있을 뿐 아니라 아기자기하기까지 하다. 또한 기자의 필치로 문장 하나하나를 간결하게 잘 엮어 나갔으며 그 안에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모두에게 요긴한 책이 될 것이다.
이젠 '우마드'들이 한국사회를 바꾼다
지금 한국 사회는 개방적인 사회, 역동성 넘치는 사회로 일대 변신을 하고 있다. 아날로그 사회는 디지털과 인터넷 사회로 바뀌고 있고, 혈연·학연·지연·성(性) 역할로 나뉘어 싸우고 차별을 불렀던 정착사회는 '열린 사회', '살맛나는 여성시대'로 바뀌고 있다. 한국 사회도 여성들이 제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우마드형 사회'가 된 것이다. 저자는 현대 한국 사회 성(性) 혁명의 발아를 800년 전 몽골에서 찾는다. "여인은 사막의 오아시스요, 전쟁터의 말이요, 추운 겨울날의 화롯불"이다. 저자는 몽골 유목민 전래 민요를 통해 여성을 세상 절반 이상의 핵(核)으로 보고 공존했던 세계제국 몽골로 질주해 가는 형국이라고 한국 사회를 진단하고 있다.
또한 호주제의 폐지는 초가집에서 살다 타워팰리스로 이사하는 것만큼 큰 변화를 여성들에게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진정한 '우마드'는 누구인가
진정한 우마드는 한쪽 발은 가정이라는 전통적 가치에 두고 또 한쪽 발은 남편과 자식이 아닌 조직 내 개인의 성공을 모두 성취하고자 한다. 돈에 관심이 많지만 대물림보다 잘 쓰는 일에 주목하고, 명품을 선호하되 집착하지 않고, 이민을 꿈꾸면서도 자원봉사에 나선다. 인류 역사상 세 번째 대이동이 이제 막 움텄다고 저자는 말한다. 몽골로이드 황인종(선사 시대∼15세기), 유럽계 인종(15세기 말∼20세기)에 이어 물리적 공간과 사이버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새로운 형태의 이동이다. 농경·산업화시대와 달리 디지털 지식정보시대에서 정보 수집·처리 능력면에서 뒤질 게 없는 우마드는 '신(新)모계사회 도시 유목민'으로서의 자아 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갔던 고려 여인들과 고려로 시집온 몽골 공주들을 예로 들며 고려 여인이야말로 타국에서 현지화에 철저히 적응하고 새로운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던 세계시민이자 유목민(Nomad)이었다고 결론을 내린다.
우마드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저자는 "자신감을 갖고 자신에게 잠재된 능력을 찾아 나서자. 서양 여성의 성공담을 본뜰 필요도 없다. 그저 참모습으로 돌아가면 된다. 잡일, 수다, 질투, 허영심……남성들이 붙인 오명은 성공하는 우마드의 가장 큰 힘"이라고 주장한다. 수다를 통한 '정보의 갈무리'와 논리적·감동적 언변, 인터넷을 통해 '정보채집', 과외팀 짜기 모임, 찜질방 모임을 비롯한 온갖 모임을 통한 열린 '네트워크' 구성, 대소 잡일을 처리하면서 익숙해지는 시(時)테크, 자신을 노블리스(Noblesse)로 상승시킬 질투·허영심처럼 그동안 남성이 낙인찍은 여성 비하적 성향과 자기계발은 서로 소통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여성의 모성애, 어머니의 신바람과 피눈물이 오늘로 이끌었고 미래를 보장한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몽골의 옛 영화(榮華)와 우리 현실을 오버랩시켜 가며 지금까지 자신을 옭아맸던 농경 정착 마인드의 낡고 찌든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정보·속도를 중시했던 마음과 세상을 향해 질주했던 진취적인 유목 마인드를 복원하는 것이 진정한 우마드가 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 외에도 행복한 가정경영을 위해서는 남편을 동지이자 공동 CEO로, 친인척을 우호 주주로 관계를 설정하고, 남편과 아내의 꿈인 자녀는 알차게 교육하고 양육하라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