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스스로가 나를 나타내는 것' [ Ejang-log ] - ejang - ejang@new21.com @ PM:23:00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좋아 하는 일인가? 잘 하는 일인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갈림길에 서는 시기는 직업을 갖어야 하는 아니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때에 찾아온다. 이 시기가 학과를 선택하고 학교를 선택하는 시기에 조금 더 일찍 그리고
조금더 깊게 넓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있었다면 지금에서는 조금 더 자신있는 대답을
할 수 있었으리라.
왜냐면 지금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자리에 앉아 있던 잘 하는 일을 하는 자리에 앉아
있던 그 사람의 선택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읽은 책 한권으로 나는 건축가를 꿈꾸었다. 우연히 그 시기에 미디어는
건축가라고 하는 사람을 동경의 대상으로 여길 만큼 멋있게 그려내고 있었다. 추진력있게 보이고, 자신감 있게 보이고, 아무튼 멋있게 포장이 되어 그려졌고, 나는 아무런 여과 없이 잘 받아 들였다.
학과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대학을 선택하고 선택받기 위한 시간이
조금 더 많지 않았을까? 시간을 투자한 만큼 결론적으로 선택에 있어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좋아하는 것을 선택 해서 자신있게 하겠다는 이야기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좋아하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 때가 군대를 갔다와서 졸업을 한 학기 앞둔 때였다. 이런 선택의 이유에는 좋아하는 하지만 그 일을 내가 잘 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없었고, 잘 할 수 없으면 좋아했던 일도 싫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좋아했던 일이 싫어지는 것과 내가 잘못하는 일과는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하는 일은 많고 또 못해도 용서가 되지만, 좋아하는 일은 작고 싫어진다는 것은 그 만큼의 시간을 뒤로 돌려 놓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또 다른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고 그것을 준비하는 시간은 즐거웠다. 비록 불투명하기는 하였지만..
기회는 찾아 왔고 선택을 받아야 했다. 그 선택은 지금에 와서야 잘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비켜 갔다. 나를 비켜간 선택 앞에서 그 날은 눈물을 훔쳐야 했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소리내어 울어도 들리지도 않았을 터인데, 이불을 깊게 눌러쓰고 애를 써서 울음을 참고 참으려 해도 좀 처럼 들썩이는 어깨는 잦아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지난 밤의 일들을 모르고 만나는 평상의 사람들, 내 얼굴을 읽어 줬으면, 내 말에 묻어나는 사연을 알아줬으면.. 시원하게 이야기 하고 용기를 얻어내었으면... 속으로 들이는 성격탓에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고 지금 다시 추억하면서 시원하게 이야기를 해 본다.
그럼 지금의 일은 어떻게 된 것일까?
지금의 일은 다른 사람이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것이라 말을 하여 주었고,
기회도 찾아 주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좋아 하는 일인가? 잘 하는 일인가? 다시 한번 묻는다.
그리고 짧은 대답으로 앞으론 이와 같은 대답에 답할것을 말하여 본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또 앞으로 하게 될 일은 '나 스스로가 나를 나타내는 것' 즉 나를
실현하는 것이고, 여기에 현실은 다만 타협과 양보의 대상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