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명숙입니다.



삼한사온과 봄여름가을겨울이 있듯이 감정의 상태에도 분명 어떤 주기가 있는가 봅니다.지금 보다 좀 더 감성이 예민했을 때 "혹시 내가 조울증은 아닐까" 싶을만큼 감정의 기복이심했었죠. 그런데 나이를 먹고, 이런 저런 상황을 격다보니 '한 발 짝 물러섬'을 익히게 되었고 '적당한 거리'의 편안함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짧은 머리만 보이고, 하루에 몇 번씩 "나 머리카락 짧게 잘라버릴까? 이제 질렸어"라고 묻게 되고, 여행사 앞에서 멈칫 멈칫 대는 스스로를 느끼며 이젠 충동적인 휘저음이 아니라 조용히 가라 앉히는 방법을 익혀여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머리카락을 괴롭힌다고, 불쑥 어딘가에 다녀온다고, 술을 진탕 마셔버린다고 뭔가가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휘저어진 흙탕물이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고 나면 투명한 수면이 드러나듯이 그렇게 우리들의 마음을 휘젓고 있는 것들의 정체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가만히 들여다 보는 것이 필요하겠죠. 한 발짝 물러서서, 적당한 거리를 갖고 말입니다.



예전에 한 번 소개해 드렸던 글인데 다시 찾아서 읽어 드립니다."자기 인생의 수면을 다시 맑게 하여 하늘과 땅이 거기에 비치도록 하는 일"에 힘쓰는 하루 보내세요. 저에게 메일 보내주실 분은 aboveit@intizen.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어떠한 인생의 과정도

거침 없이 조용하게 흐르는 일이란 없다.

둑에 부딪치고, 우회하고, 혹은 자기의 맑은 수면(水面)에

돌을 던지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각자의 인생에는 늘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가 마음을 써야 할 것은

자기 인생의 수면을 다시 맑게 하여

하늘과 땅이 거기에 비치도록 하는 일이다.



- 디이트리히 본회퍼의《옥중서간(獄中書簡)》중에서 -
Posted by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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