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당신의 생일에 누굴 만났는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는가? 아주 특별한 기억력이 아니라면 무리일 것이다.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처럼 만나는 사람의 사진과 메모를 남기고, 심지어 중요한 정보를 문신으로 새기지 않는 이상 일생의 모든 일을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미디어연구소는 ‘My Life Bits’라는 프로젝트로 한 인간의 모든 기억을 디지털화하기로 했다. 그 사람의 문서뿐 아니라 사진, 비디오테이프, 통화녹음에서 인터넷을 통한 구매목록 및 검색내용까지 데이터베이스로 보관한다. 간단한 검색을 통해 이 기억들을 재생시키도록 했다. 한 인간에 대한 검색엔진인 셈이다.





예를 들어 1995년 3월8일의 기억을 알고 싶다고 하자. 우선 그 날짜에 만들어진 모든 사진, 통화목록, 영상자료 등을 찾아낸다. 사진 속에 나오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왜 찍었는지 유추할 수 있다. 사진에 ‘○○○ 환영회’라는 주석이 달려 있다. 이 단어들이 나오는 모든 자료를 뽑은 다음 서로 연관되는 것들을 찾아내서 자동으로 사연을 재현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발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다. 40년대부터 이런 계획을 시도했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모든 기억을 저장할 공간이 부족했다. 앞으로 하드디스크에 더 많은 정보를 담는 기술이 개발되고, 가격 또한 점점 내려가는 추세를 감안하면 한 인간의 기억을 디지털화한다는 것은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잊고 싶은 기억도 있게 마련이다. 이 프로젝트가 보편화된다면 기억하기 싫은 정보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없애야 할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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