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4시쯤 신촌 기차역에 갑니다. 우연 코드는 ‘콘서트 팸플릿으로 열심히 부채질하고 있는 연두색 손톱의 여자’입니다. 저를 보거든 ‘연둣빛이 좋아요’라고 속삭이며 지나가세요. 레몬맛 자일리톨 한 통을 사드릴게요”





혼자서 길을 걷다가 아무라도 나를 좀 알아봐 주었으면 해본 적 있는가. 낯선 누군가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다가와 어깨를 치며 반가워해 준다면? 바로 이런 기대감에서 출발한 ‘우가만’(우연을 가장한 만남)이라는 프로젝트가 한 개인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가만은 누구나 제안할 수 있다. 당신이 언제쯤 어디에 있을 것이며 당신을 알아볼 방법만 일러주면 된다. 혹시 심심하고 활력 없는 일상이 계속된다면 우가만에 접속해서 “코엑스 ○○버거 가게 앞에서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면 어깨 툭 치며 ‘힘내!’라고 외쳐주세요”라는 우연 코드를 남겨보라.





낯선 사람의 격려에 지루했던 일상이 신선해지지 않을까? 즉석에서 낯선 사람과 친구가 되거나, 가볍게 눈 인사만 나누고 헤어질 수도 있다. 우가만에는 갈수록 재미있는 코드와 진기한 주문이 늘고 있다.





우가만은 특히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낯설게 여기지 않는 20대에게 인기다. 아버지들이 처음 보는 사람과 점잖게 앉아 격식 있는 대화를 주고받을 때, 이들은 모르는 사람과 거리낌없는 만남을 즐긴다. “모르는 누군가가 정말 나를 알아보고 미소지어 준다면 정말 신기하고 기쁠 것 같다”는 우가만 열성팬의 말처럼 이들은 낯선 만남을 즐기고 있다. /www.white.co.kr
Posted by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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