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페어리 레이디’의 우아한 오드리 헵번, ‘귀여운 여인’의 상큼한 줄리아 로버츠, ‘물랑 루즈’의 섹시한 니콜 키드먼, ‘미녀 삼총사’의 터프한 카메론 디아즈. 감정 이입에 충실한 나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아름다운 그녀들이 되어 울고 웃고 모험을 즐긴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면 지극히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올 뿐이다.



그런데 불이 켜지고도 이런 환상을 재현하고 ‘증거’까지 남겨주는 서비스가 선보였다. 웨딩드레스부터 중세시대 귀족·황제의 의상까지 다양한 컨셉의 소품이 마련돼 있는 테마 사진 스튜디오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는 각 테마에 어울리는 의상과 메이크업 도구, 다양한 가발이 준비돼 있다. 중세의 드레스를 입고 슬픈 사랑의 주인공 줄리엣이 될 수도 있고, 타이트한 검정 의상을 입고 섹시한 스파이도 되어 본다. 원한다면 전문 코디네이터에게 직접 메이크업을 받을 수도 있다.





스티커 사진, 이미지 사진,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자신의 모습을 남기고 삶의 순간 순간을 기록하는 데 적극적인 20대들. 이제 자신의 환상까지 기록한다. 지갑 속에, 수첩 속에 간직된 것은 단지 변신 사진이 아니라 꿈과 희망일지도 모른다.
Posted by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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