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9월, 구글(Google)이 아웃라이드(Outride)라는 회사를 인수했을 때, 이제 구글이 그 어떤 검색 엔진도 성공치 못했던 일에 도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검색 엔진의 개인화.
검색 엔진이 개인화 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성별이나 살고 있는 위치에 따라 맞춤화 된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남자 사용자는 “꽃”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여성 사용자와는 다른 결과 리스트를 보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추측이 아닌, 실제 연구 조사를 통해 제공되는 맞춤 결과다. 검색 엔진 개인화를 가장 먼저 시도한 기업 중 하나인 다이렉트 힛(Direct Hit)은 남성과 여성 사용자의 검색 엔진 이용 방법에 대해 설명을 한 적이 있다.
이들에 따르면, 남성들은 검색 엔진에서 “꽃”을 찾을 때 주로 꽃을 보낼 수 있는 꽃 배달 사이트를 찾는다고 한다. (분명, 여자에게 꽃을 보내야 할 뭔가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경우가 대부분일 게다.)
반면, 여성들은 검색 엔진에서 “꽃”을 찾을 때 주로 꽃을 기르거나 심을 수 있도록 씨앗이나 화분을 파는 사이트를 찾곤 했다고 한다. (이는 내 마누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마누라는 주로 정원에 심을 꽃을 살 뿐, 나에게 꽃을 보낼 만큼 잘못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음악에 대한 검색을 할 때는 사용자 나이에 대한 정보가 검색 결과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지역 정보 역시 검색 결과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가령, 영국인들이 "football"이란 단어를 검색 엔진에 입력할 때에는 미국인들이 즐겨보는 “미식 축구”가 아닌, 미국인들이 “사커(soccer)”라고 부르는 축구를 찾아볼 것이기 때문이다.
검색 엔진 개인화의 역사
난 오랫동안 개인화 기술은 웹 검색 분야에 혁명을 몰고 올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 생각해 왔다. 단순히 텍스트만을 통해 검색 결과를 산출하는 것보다 사용자의 클릭 측정과 링크 분석을 통해 결과를 내놓는 것이 검색 엔진에 큰 발전을 가져 온 것처럼 말이다.
검색 엔진 개인화에 대한 노력은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됐다. 다이렉트 힛은 이 검색 엔진 맞춤화를 위해 가장 먼저 노력을 기울인 기업 중 하나였다. 그리고 글로벌브레인(GlobalBrain) 역시 이런 노력에 동참한 회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들의 노력은 거의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글로벌브레인은 NBCi에 의해 인수되고(인수 당시 회사명은 스냅-Snap이었다), 글로벌브레인을 인수했던 NBCi는 글로벌브레인의 개인화 기술을 한번도 써보지 못한 채 망해 버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이렉트 힛은 여러 번의 테스트 결과 사용자들이 검색 엔진의 개인화 자체를 꺼린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사용자들은 검색 엔진이 개인화 될 경우, 검색 결과에서 나타나지 않는 정보가 있을까 봐 검색의 개인화를 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사람들은 검색 엔진이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개인 정보 보호 문제 역시 검색 엔진의 개인화 연구에 큰 장애물이었다.
하지만 2000년 중반에 들어 또 다른 두 개의 회사들이 검색 엔진 개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는다. 바로 버즈 노츠(Buzz Notes)와 그룹파이어(GroupFire)라는 두 회사였다. 이들은 사람들의 인터넷 서핑 패턴을 분석해 맞춤화 된 검색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개발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특히 그룹파이어는 제록스 PARC(Palo Alto Research Center: 팔로 알토 연구 센터)에서 갈라져 나온 벤처 기업으로 2000년 12월 익사이트(Excite), 그리고 잉크토미(Inktomi)와 파트너쉽 계약을 맺었다. 이 때가 바로 그룹파이어의 사명이 아웃라이드(Outride)로 바뀐 때였다. 이후로 아웃라이드의 새로운 연구 소식은 전해진 바 없다.
2001년 9월에 구글이 아웃라이드를 인수한 것은 검색 엔진 개인화 발전에 분명 굉장한 희소식이다. 그러나 구글 측에서는 아웃라이드의 개인화 기술을 당장 활용할 계획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글이 아웃라이드를 인수한 만큼, 이들의 기술을 어떤 식으로든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구글의 공동 창립자인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현재까지 외부에 발표할 만한 기술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 구글이 사용할 수 있는 (아웃라이드의)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글은 아웃라이드를 어느 정도의 가격에 인수했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브린은 2001년 2월 데자닷컴의 뉴스그룹 자료를 인수할 때보다(이때 역시 인수 가격은 밝혀지지 않았다) 더 적은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어찌 됐든, 우리는 내일 당장 구글에서 맞춤화 된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는 접는 편이 좋을 듯 싶다. 어쩌면, 구글의 검색 엔진 개인화는 끝내 실현되지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구글의 아웃라이드 인수는 지금까지 구글을 비롯한 많은 검색 엔진들이 지향해 왔던 검색 엔진 개발 노선에 새로운 개념이 도입됐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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